퇴사 전 하게 되는 고민들

사회생활|2019. 6. 20. 12:55


모든 직장인이 생각하는 퇴사. 


누군가는 쉽게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1년동안 고민하는 경우도 있죠.


퇴사라는 것은 마치 퇴사 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고

현재 다니는 회사를 배신하게 되는 느낌.


집에서 눈치를 주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

뒤떨어 지지 않을까 느껴지는 막연한 불안감.

결과적으로 저는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 회사에서 처음으로 퇴사를 고민하게 된 건

작년부터였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전체적으로 부서 이동이 있었고, 그에 따라 저 

역시 팀이 바뀌어버려 새로운 업무에 적응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 저는 사람도 업무도 모든 것이 다 바뀌어버려 처음부터 다시 적응해야 

했습니다. 적응은 했지만 저와 맞지 않는 많은 부분들이 생겨났습니다.


업무의 양이 거의 2~3배 이상 불어났으며

체계가 전혀 잡히지 않은 팀으로의 이동이었죠.


거기다 팀의 업무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늘 시간에 쫓기어 사무실 내에서 매일 야근하는 것은 저희 팀원들 뿐.

이런 상황은 흔히 겪는 일입니다.

사람을 더 뽑아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처음에는 했었고, 상사 역시도 동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윗선에서 결재가 나지 않았죠. 인건비에 상당히 박한 그런 흔한 회사였습니다.


아 이거 우리 회사 이야기인데! 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겠죠.

(매출도 괜찮고, 다른 곳에는 돈 잘 씁니다.)

결국 사람 하나 더 뽑아줄 거라는 기대는 저버리고, 우리끼리라도 열심히 체계를 잡아보자.라고 했지만

이전의 팀원들이 시간이 쫓기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거나, 혹은 잘못 처리해놓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계속해서 이전 일들을 수정하고 다시 처리하고 과거에 머무는 일들과 동시에 새로 

계속해서 생겨나는 일들을 처리하려니 효율이 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우리팀에는 상사 제외  실무를 처리해야하는 인원이 저 포함 딱 두명이었는데,

그 친구와 저의 스타일이 너무 맞지 않아 저는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생겨나는 작은 사건 사고들에 심지어 직장 동료와도 맞지 않으니

저의 직장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된 상태였습니다.


오전 10시에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하면 2시간 후에 바로 점심 시간이라

부랴부랴 업무를 처리하기 바빴고, 정신차려보니 벌써 12시.


그 당시엔 점심 먹고 와서 하자, 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도 못한 채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고 그냥 앉아서 일을 했습니다.


어떤 생각이었냐면 차라리 점심을 패스하고,

퇴근을 한시간이라도 일찍 해보자.

이런 생각이였죠.

그래서 출근 길에 파리바게트에서 빵을 사오거나,

아니면 편의점에서 바나나 혹은 계란을 사온다거나

이런 식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친하게 지낸던 다른팀 동료들과도 점심시간에 같이 점심 먹는 일이 줄어들면서

조금씩 멀어지는 거 같은 느낌과  나 혼자 독박써서 고생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당시엔 세상 억울하다는 느낌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화장실도 참아가며 일을 하다가

정신차려보면 7시 퇴근 시간이 옵니다.


하지만 퇴근은 거의 매일 밤 9시, 10시시...

야근을 하면서도 퇴사 고민은 하지 못했습니다.


빨리 이 모든일을 다 처리해버리고 싶는 생각만 한가득.


그렇게 TO-DO-LIST에 적어 둔 업무 목록을 하나씩 지워나가지만 

다음날이면 플러스 3개~5개가 늘어나는 끝없는 업무의 연속.

그리고 밤 9시, 10시에 퇴근해서 집에 오면 10시, 11시가 됩니다.

씻고나면 이제 배가 막 고파집니다.


아침, 점심을 제대로 먹지 않고 누가 주거나 예전에 사서 

쟁여둔 초콜렛, 과자...이런 것들 집어먹으면서 일하다보니


그 시간에 집에와서 무언가를 막 먹게 되는 것이죠.

특히 맥주가 정말 맛있더군요.

집에와서 가족들 다 자는 시간에 저녁밥을 차려먹을 수도 없고, 결국엔 퇴근 

길에 사오는 빵... 과자... 냉장고에 있던 이것 저것 꺼내어 먹게 됩니다.


이러한 생활이 반복되다보니 제 삶 전체가 인간의 삶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여유가 없어지고, 머릿속엔 그저 회사 일 생각 뿐이였죠.


본격적으로 퇴사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내가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이렇게 버텨서 남는 게 있을까, 내가 여기서 경력 몇개월 더 채우는 의미가 있는 일일까...


이렇게 버티고 버틴다고 누가 알아줄까, 이 월급 받으면서 다닐만한 가치가 있나.....

사람 안뽑을거면 돈이라도 더 주던지....


심지어 상사가 또 한번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그 상사는..

제가 전에 한번 크게 데인 적이 있는 노처녀 상사였습니다.


그럼 또 그 상사의 성격이나 스타일에 적응을 해야 합니다.

그 노처녀 상사는 굉장히 성격이 급한 스타일이라 분명 내일 모레까지 

결과물을 달라고 말해놓고,모레 아침에 왜안주냐고 닥달하는 스타일이였죠.

여기서 한계가 찾아왔습니다. 


일이 많으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이젠 저와 맞는 부분이 사라진 것이였죠.

이러다가 내 자신이 정말 망가질 거 같아서 본격 퇴사 고민한지 

2주정도 만에 바뀌기 전 상사에게 퇴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퇴사 고민 할 때는 내 퇴사가 마치 내 인생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아 올것만 같았는데 막상 퇴사를 하겠다고 통보를 하고 나니 마음이 확 바뀌더군요.


그간 여기서 쌓였던 나의 커리어, (어쨌든) 정...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습니다.

초스피드로 퇴사했습니다.

퇴사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주변에서는 당연히 버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도 방법중의 하나지만 자신이 잘 선택해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계속 버텼으면 아마 진짜 정신질환이 와서 치료받을 지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참고로 결혼하고 애도 있는데도 이직처를 구하지 않고 그만뒀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는 집니다. 다만 대기업이라면 그곳을 퇴사했을 때 분명 포기해야하는 

좋은 부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명예, 돈, 복지...등등. 그런 것들을 잘 따져보시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저같은 경우는 정말 이렇게 사느니 죽고싶다는 생각이 수시로 떠오르고 

제 스스로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만둔거기 때문에...


본인의 상태와 상황등을 잘 고민하셔서 판단하시되...
버티는 것이 꼭 정답/좋은 길은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시길...


그리고 아직 버틸 수 있거든 이직처를 구하고 옮기시는 게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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