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하는 직장인 크게 늘었다! 돈 대신 적성과 재미

사회생활|2019. 6. 10. 00:00


최근 자기만족형 투잡족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공기업 회사원이 '타다' 몰고, 회사원이 밤엔 청소일을 하는 풍경도 흔합니다.


과거에도 투잡족은 있었지만 생계형에 한정됐었는데 최근엔 돈이 아닌 배움이나 자아실현, 재미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는 이들이 등장하는 것이죠.


잡코리아가 지난 2월 27일부터 6일간 30대 이상 직장인 20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8.6%가 ‘현재 직장 생활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에 대해 ‘수익’이라고 답한 비율은 85.8%(복수 응답)로 여전히 높았지만, ‘여유 시간을 유익하게 활용하기 위해’라는 응답도 31.5%를 나타냈습니다.


한 직장에서만 일하고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전통적 일자리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쿠팡 플렉스’는 자신의 차를 이용해 배송일을 할 수 있는데, 석 달이 되기도 전에 등록한 인원이 10만명을 넘었습니다.


승차 공유 플랫폼인 타다의 경우 1회 이상 운행한 드라이버가 4300명가량인데요. 부업으로 PC방 등을 하려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낮에는 본사에서 원격 관리해주고 밤에만 직접 관리하게 하는 회사도 생겼습니다. 근로 시간을 조절하는 게 쉬워 인기 부업이 된 경우죠.


이들이 돈만 좇아 부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월 3000여만원을 버는 중소기업 대표가 쿠팡 플렉스 일을 하기도 합니다. 이 일을 위해 물류센터로 모여든 사람들이 끌고 온 차 10대 중 1대는 고가 외제차입니다. 


의사나 노무사까지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타다를 모는 경우도 있습니다. 낯선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재밌다거나 직업과는 다른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의식도 변했습니다. 과거엔 주업보다 부업의 대우나 임금 등이 낮다는 이유로 투잡을 꺼리는 문화도 있었는데요. 낮엔 대기업 사원으로 일하면서 밤엔 일용직 일을 하는 걸 달갑지 않게 여기던 시절이죠. 


최근의 투잡족들은 다릅니다. 특히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직장을 곧바로 그만두기엔 위험 요소가 많은데요. 부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에만 신경 쓸 뿐 주변 시선 등은 관심 밖입니다.


일본, 미국에선 투잡이 일상


투잡족 증가가 국내에 한정된 일은 아닙니다. 일본은 아예 정부가 나서 투잡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부업·겸업의 촉진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부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죠.


일본의 1직장 1노동 원칙이 무너진 것은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산업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입니다. 2017년 기준 일본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47.5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 20위입니다.


미국에선 부업을 갖고 있는 이들이 4400여 만명, 노동인구의 3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긱잡’은 이런 식의 최근 노동 경향을 대표하는 용어입니다. 스마트폰 앱 수십 개에 등록을 해놓고 단기 일자리가 뜰 때마다 확인해서 일자리를 찾습니다. 


10개가 넘는 긱잡을 가진 사람도 흔합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2025년 긱잡을 포함한 긱 이코노미의 부가가치가 2조7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투잡 부작용


관리자 입장에선 직원들의 투잡이 썩 반갑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부업을 하다 보면 주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투잡을 하는 이들도 익숙하지 않은 부업에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나 직업을 구하기 위해 회사에서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고 있는 이들도 많습니다.


더욱이 국내의 경우 상당수 직장이 겸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업이 아닌 부업 직장에는 등록을 따로 하지 않고 법을 피해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부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올해 초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투잡 희망자는 62만9000명이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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