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중소기업 생산관리 연봉 및 후기 정리! 대학 꼭 가야할까?

사회생활|2019. 11. 11. 16:23

 

 

 

모두 귀한집 소중한 자식들로 태어나 나름 각자 열심히 살아왔겠지만, 사회는 그리 만만하지가 않더라구요.

고졸 딴따라 출신으로 밤무대에서 판돌리면서 내가 최고라 생각하고 살다가 그 세계에서 떨어져 나오니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28살이 되었습니다.

벌어놓은 돈으로 탱자탱자 놀다가, 밤에 일하던 만큼 돈을 펑펑써대니 남아날리가 없겠죠.
반년만에 오링나고 당장 뭐라도 해서 먹고살아야 하니 공장에 들어갔습니다.

1번째 : 정수기 필터 회사

 


잔업 많다 돈 많이 벌 수 있다길래 '뭔일인듯 못할까' 하고 갔다가 하루만에 도망갔습니다. 
한자리에 서서 4초당 하나씩 떨어지는 필터 잡아다가 다른 사출물에 체결하는 일이었는데 밥먹을 때까진 버틸만 하다가밥먹고 나니 발이 아려오더라구요.


퇴근 할 때 쯤 되니 아 이건 사람이 할일이 아니다 하고 그만뒀습니다.

 



2번째 : 화장품 회사

 


이건 조립라인은 아니었고, 제품 출고하는 일이었는데 핸드자키 끌고 다니고 박스좀 나르고 어? 꽤 할만하네 하다가 컨테이너 박스 하나 제품으로 키보드 만한 박스로 가득채워보고 그만뒀습니다.


출고시간은 촉박한데, 혼자서 다채웠습니다. 다 채우고 나오니 손발이 후덜거리더라구요.
국토횡단 경력도 있는데 정말 못하겠더라구요.

3번째 : 통신기기 회사

 


2군데 그만두고 나니, 아 이렇게 살면 사람구실 못하겠다 싶어서 다음번에 들어간곳은 무슨일이 있어도 버텨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왔습니다.


마침 기회가 좋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에게 굉장히 열린 회사였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흑인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아침에 회사문 내가 열고, 집에갈때 내가 보안 잠그고 가는 짓 3개월 하니까 공장장이 좋게봐서 생산 관리자를 해보라고 권유해 줬습니다.


당시 생산팀장으로 있던 양반이 굉장히 능력자 (해외 제조업 셋팅 하고다니는거 전문)라서 ERP부터 시작해 MES까지 셋업하는 방법과 프로세스, 단순한 수주대장조차 없던 회사를 스마트 팩토리 도입하는 과정까지 진행하며 교육시켜 줬습니다.

 



공장장과 생산팀장 커버에 한껏 어깨뽕 들어가서 내가 짱인줄 알고 지내다가 공장장님은 해외 법인 셋업 문제로 넘어가시고, 생산팀장도 버틸만큼 버티다가 계열사 회장이 또 다른 해외 공장 셋업하라고 지시가 떨어졌는데 나이가 있어서 해외 발령 안간다하고 서울쪽으로 이직해 버리셨습니다.

 



덕분에 갑자기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지만, 난 나만 열심히 하고 잘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참 이게... 줄업고 라인 없는게 더럽게 서럽더군요.

나가면서 생산팀장이 진급 올리고 갔는데, 대표선에서 짜르더니, 회사내규상 고졸군필자는 대리진급까지 9년이라고 하더라구요. 삼성인줄 알았습니다ㅜㅜ


다른 사람들은 그경우 아니어도 잘만 진급하는데, 땡겨주고 쉴드쳐주는 양반들 사라지니 바로 컷당하더군요.

나보다 우리회사 늦게온 사원이 회사 가족라인타서 진급하고, 일 더럽게 안하고 맨날 주식쳐보는 새끼들이 줄 잘잡아서 진급하고, R&D목적으로 몇 억 땡겨쓴 양반이 개발한 제품 다 망했는데 대표빨로 진급하더군요.

근데 항상 회사 위해서 일하는 고졸 생산관리는 9년있어야 진급 가능이라니.......

다행히 근무하던 도중에 퇴사한 사람들이 다른회사 가서 열심히 일하던 모습 좋게 보고 땡겨줘서 나은 조건으로 이직 준비중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업무들을 상당히 괜찮게 쳐줘서 헤드헌팅 사이트에서 언어능력만 갖추고 오라는 회사들도 중견중에 몇군대 있더라구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배워야 삽니다. 공부해야 삽니다.
부모가 지잡이라도 대학교 나오라 할 때 깝치지 말고 나왔으면, 내 3년이 이리 허무하게 가진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혹시라도 나처럼 내가 회사생활 할꺼 아니고 난 내가 목표한 바가 있다 하더라도 대학은 나오길 바래요.


실무 모르고 회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공부한 시간 4년을 인정해 주더라구요.

꼭 나오세요.

사람 사는 세상일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한참 DJ로 날아 다닐때 월수입 1200만원도 넘게 찍어봤습니다.


이 업장 저 업장 뛰고 업장 셋팅해주고 레슨하고 하는돈으로 제가 그때 평생 그렇게 벌줄 알았습니다.

멍청한 짓이였죠. 회사생활 할 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생산관리 연봉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리회사 연매출 400억정도하는 조립업체고, 처음에 시급직으로 입사했을때 OT 다받아서 연 3200만원선으로 받다가 연봉직 전환하면서 400깎아서 2800 됬습니다.


요즘 인크루트나 잡코리아 보니까 2200~2600선인데요. 진짜 편돌이나 배달보다 못한 사무직입니다.

 



그때부턴 주5일 칼퇴였고 잔업 특근은 내 사전에서 지웠습니다.
그렇게 다니다 연봉 올라서 지금 3000 받고 있습니다.


100% 사무직이고, 지금 회사에 만족했었는데 진급누락 당하고 팀장 바뀌고 땡겨주는 사람들 없어지면서 9년 다닐 생각에 이직 준비하다가 이제 남은 날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어 공부중입니다. (DELE B2 목표로 공부중)
혹시 글쓴이 같은 케이스로 일하다가 고졸 제조업 다니는 사람 있으면 공부하라고 말해드리고 싶네요.


맨날 토토충, 유흥충이랑 어울리면서 술퍼먹으면 인생에 발전에 없습니다.

어울리는 사람들을 나보다 나은 사람들, 한자라도 더 배우고 대화의 주제가 다른 사람들을 친구로 사귀고 지내다 보면 조금씩 달라질수 있습니다.


회사생활 하면서 자존심 구겨야 하는 경우 많습니다.

걍 구기세요. 구기고 니가 성장하면 나중에 정말 구겨야 하는상황에 펴게될 수 있을 껍니다.

좆소기업 다니는 여러분, 다들 힘내세요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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