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게 알바 후기!

아르바이트|2019. 7. 5. 21:55



오늘은 커피가게 알바에 대해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체인점, 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하는 카페입니다.

현재 서울 모 동네에서 제일 큰 개인카페에 10개월차 근무중인 사람입니다.


개인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1,2호점이 있고 각3층, 2층 구조로 규모가 꽤 되는 매장이예요.
학교 문 나서자마자 알바도 아니고 직원으로 찾은 직업인만큼 매장에 애착이 가기도 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대개 좋은편이라서 오래 있을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이제 곧 그만둡니다.


속상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래서 앞으로 지원하실분들 참고하시라고 그만둔 이유나 적어보겠습니다.


1. 상사 막말 있습니다. 기분 좋으면 베시시 웃으면서 말 걸다가도 어느 순간 기분 나빠지면 큰소리로 짜증내거나 다같이 일하는데 본인 힘들다고, 말하기 싫다고 그냥 혼자 입다물고 있습니다.


솔직히 옛날 다방스타일이라서 손님오면 가서 주문받고, 서빙하고, 치우고, 3층짜리 매장 하루에 근 백번씩 뛰어 오르내리면서 손님 일일이 다 상대하고 와서 직원들끼리 대화하는거 힘들기는 누구나 다 같습니다. 


그래도 다같이 즐겁게 일하고자 직원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바 안에서 메뉴만 만들면 홀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으니 일부러 비교적 한가하면 바쪽에 홀에서 이런 일들이 있었다, 이야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그러는데 시끄럽다는둥 조용히 하라고 분위기 다운시키고, 사람 무시하기 일수고 본인 편한대로만 하려는 상사 있습니다.


2. 연장선으로 손찌검 있습니다. 본인은 그냥 장난이니, 어쩌니 할지 모르겠지만 맞은 사람이 아프다고 느끼면 그게 손찌검입니다. 지나다니면서 어깨 밀치고, 등짝 , 엉덩이 후려치고, 심지어 발로 다리를 툭툭 차기까지 합니다. 


요새 길거리 돌아다니는 동물들도 걷어차면 앵간히 사람들 비난받는데, 사람이 사람한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건 제 상식으로는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3. 위의 두가지 이유로 후임들이 끊임없이 그만두고 새로운 사람 계속 들어옵니다. 별 거 아닌듯 하지만 다른 프렌차이즈 매장에서 일하다 온 분들도 외울게 참 많다고 할 정도니, 매번 새로 온 멤버들 가르치려면 정말 진이 다 빠집니다. 오늘 가르쳐놓으면 내일 그만두고, 그 타임에 해야할 일 다 혼자서 하겠구나 싶으면 그만두고, 정말 진저리가 날 정도입니다.


4. 이건 제가 그만두려고 사장님과 면담을 한 후의 일입니다. 앞서 말한 그만두신 분들은 대개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보내서 못 나온다고 통보를 한 사람들이라서 그 후에 어쨌는지는 모르습니다.


매장의 책임자라는 사람이 제 면담 후에 며칠간 계속 다른 직원들 있으면 근처에 오지도 않고 바 안에서 메뉴 만드느라 바빠죽겠는데 바로 뒤에 서서 인사도 안하고, 그래서 보이면 즉각 먼저 인사하고 그랬더니 나중에 갑자기 다른 직원들 없을때 바로 뒤에 딱 붙어서 메뉴만드는거 눈도 안돌리고 보다가 본인이 잘못본거 가지고 같은말 반복해가면서 소리치고 짜증짜증 다 내고, 틀렸다면서 해결방안도 안 알려주고 다른 직원 오니까 또 조용히 저 멀리 가 서있더랍니다. 


다른 직원분 하나가 둘이 사이 틀어진거 알고 있는데 뜬금없이 와서 '**한테 인사는 했냐' 이런거 물어보는데 진심 울화통 터지고 매장에 딱 정 떨어져서 면담때 사오개월 더 하기로 했는데 그날 당장 사장님 연락해서 법적으로 문제없는 다음 월급주기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통보했습니다.


5. 이건 그만두려고 정 딱 떼니 보이는 단점들입니다. 우선 계약서 없습니다. 각종 수당 없습니다. 사대보험 면접때 이야기 꺼내면 곤란하고 시간 많이 지나서 이야기해야 가입해줍니다. 


아르바이트는 최저는 받습니다. 직원으로 들어오면 기본적으로 아슬아슬하게 최저를 못받게 되는데, 매일 10-23시 스케쥴 비워놓아야 속편합니다. 


매주 스케쥴을 짜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상시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아르바이트생들 위주로 휴무를 짜다보니 직원들 출근시간 전날에 바뀌고 휴무 바뀌고 이런게 일상다반사입니다. 


오랫동안 못 본 지인들이랑 겨우 날잡아서 약속잡았다가 취소한적 한두번도 아니고 일하면서 학원 다니는건 꿈도 못 꿉니다. 처음에 필요하면 휴무 해주마, 하는 소리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시는게 속편합니다. 




매장이 10시 오픈 11시 마감인데 딱 그 시간들이 직원들 출퇴근 시간입니다. 정시출퇴근 그딴거 될 리가 없습니다. 타임카드 시간도 오분 뒤로 밀려있어서 '정시퇴근'을 해도 기본 오분 초과된 시간에나 갑니다. 


그렇게 오분이 밀려있는데 무조건 정시에서 십분 일찍 나와서 옷 갈아입어라 어째라 요구사항도 있습니다. 그거 다 지키면 하루 기본 10분 가량은 그렇게 무급으로 출근해있는겁니다. 


그렇게 근무를 하다보면 어떤 달에는 몇시간 부족하고 어떤 달에는 몇시간 오버됩니다. 미달일때는 어차피 최저랑 비슷하게 받는데 오버일때 계산하면 100%최저 안됩니다. 


미달도 있고 오버도 있으니 퉁치자, 싶었는데 오버때는 그게 1시간이고 10시간이고 별 말씀 없는 사장님께서 미달이 있는 날에는 직원 두 사람 다 합해서 7시간 미달이라고 매장에 전화해서 스케쥴짜는 직원한테 야단하십니다. 그럼 그 사람이 혼나는데 어쩌라고, 싶겠지만 눈치도 보이고 그 직원한테 미안해서라도 그 다음달 오버되도록 열일하겠죠.


결론은 이 카페에서 정말로 일하고 싶으면 면접때부터 '나는 돈같은거 많이 안 바라고 힘든 일 문제없고 시간도 넉넉하다'싶은 인상을 심어주면 됩니다.


사장님부터 책임자까지 다들 우리 직원들이 착하니 뭐니 항상 그러는데, 정말 이런 환경에서 수년간 아무도 임금문제로 신고한 사람이 없다는게 말이나 되려나 몰라요. 이러는 저도 굳이 신고해서 뭐 받아내겠다, 하는 생각은 딱히 없는것 보면 아마 착하다는말은 호구라는 말이랑 같은 의미인듯 싶습니다.


정말 그만두기로 이야기를 했던게 오늘까지 근무하면 그만두는건데, 한달간 별 말씀 없다가 어제 점심에 사장님한테 전화가 와서 한 이십분 잡고 사정하시는데 이 멍청한 년이 그걸 거절하지도 못하고 또 보름간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되었네요. 


다음 일도 잡아놓았는데 기어이 그쪽에 잘 말해서 우선 근무하는 매장쪽을 신경써달라고 하는데 거절 못한 저도 웃기지만 사장님 이기적인 모습에 그나마 정 붙이던 사장님한테도 정 떼기 편할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새로 알바 찾는분들은 저같이 스트레스 받지말고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안 맞다, 싶으면 꼭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 찾으세요, 진심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건강에 안 좋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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